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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공부] ['특허판결 비상' K-반도체]①"재판매도 특허권 적용" 대법 판결 이례적…매출 절반 날린 소부장기업

에스엠티(SMT)의 패소는 우리 중소 반도체 기업들의 취약점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번 판결에선 특허의 간접침해까지 배상책임을 인정한 만큼 해외 거대 반도체 소재 및 장비기업들의 ‘특허침공’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

1일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우리 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이례적으로 특허 간접 침해에 대해서도 배상책임을 크게 인정했다. 특허 침해 행태는 ‘직접’과 ‘간접’으로 나뉘는데, 그 이전까진 직접적인 침해에 대해서만 책임이 있다고 판결해왔다. 간접적인 침해는 그 침해 정도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고, 고의성이 크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였다. 반도체 산업의 발달을 위해 침해 정도의 판단을 좁게 해야 한다는 업계의 요구도 어느 정도 반영됐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새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생겼다. 문제가 된 제품은 SMT가 만드는 ‘스터드/소켓 어셈블리’다. 반도체 장비의 중요 부분을 고정해주는 일종의 ‘나사’와 같은 부분이다. SMT의 이 제품은 다른 회사에선 쓰지 않고 램리서치가 발명해서 생산한 ‘캠 고정 클램프’ 제품에만 쓰이고 있었다. ‘캠 고정 클램프’는 프로세스 장비에 들어가는 ‘백킹 플레이트’에서 전극 또는 다른 재료를 부착할 때 쓰이는 부품이다. 한마디로 램리서치가 만든 발명품의 ‘시그니처’ 부품을 SMT가 만들고 있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러다 2017년 2월 SMT는 ‘스터드/소켓 어셈블리’를 따로 생산해서 램리서치로부터 ‘캠 고정 클램프’를 공급받는 반도체 생산업체들에 판매했다. 회사 홈페이지에도 제품에 대한 안내를 게재하면서 해당 제품이 램리서치의 제품군에 사용된다고 홍보했다. 이에 램리서치는 SMT의 ‘스터드/소켓 어셈블리’ 따로 판매 행위는 자사의 ‘캠 고정 클램프’ 제품이 인정받은 특허를 간접적으로 침해한 것이라며 특허권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SMT는 자사의 판매행위가 단순히 부품을 교체하는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에 침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자동차가 있고 그 자동차를 위해서만 만든 바퀴가 있다고 하면 해당 자동차를 구입해서 쓰는 고객들을 위해 바퀴를 만들어 따로 판매하고 교체할 수 있도록 해준 게 자동차의 특허를 간접 침해한 것은 아니지 않냐는 논리였다. 1심은 이런 SMT의 주장을 받아줬지만 2심을 맡은 특허법원과 상고심을 심리한 대법원의 판단은 정반대였다.

이번 판결 이전까지 ‘간접 침해’는 분쟁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통상적으로 특허권이 한번 실시되면 그 이후에는 재판매 같은 또 다른 형태의 실시행위가 이뤄지더라도 이미 특허권은 소진됐다고 보고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고 한 ‘특허소진이론’이 있어서였다. 보통 자사가 만든 장비들이 다른 기업의 제품에 종속된 경우가 많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중소기업들 입장에선 이 이론이 침해 분쟁에서 ‘보호막’ 구실을 했다.


하지만 이번에 대법원은 특허소진이론을 배제하고 간접 침해를 인정했다. 이 판결은 판례로 남아 앞으로 다른 법원들의 재판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사 분쟁에서 해외 장비 기업들의 입지는 세지고 우리 소부장 기업들의 목소리는 작아질 우려가 있다. 우리 기업 중에는 SMT처럼 램리서치와 같은 해외 유명 장비기업들과 ‘밸류체인’을 맺고 있는 경우가 많다. 우려는 이 밸류체인에서 나온다. 앞으로 언제든지 해외 장비기업들이 이 밸류체인 속에서 간접 침해 여부를 집중적으로 따져서 특허 분쟁에 나서 우리 기업들을 어렵게 할 수 있다. 소부장 기업들은 대부분 태생적으로 보유 자금이 많지 않고 ‘맷집’도 아직 생기지 않은 중소기업들이다. 유사 분쟁에서 지면 벼랑 끝으로 몰릴 우려가 크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위기에 몰린 중소기업들을 도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https://view.asiae.co.kr/article/202411081257180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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