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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공부] [ET시론]특허전쟁, 변리사가 주도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세계 경제의 화두는 단연 특허다. 세계 초일류 기업은 기술 기반 특허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고, 후발 주자를 견제한다. 초일류 기업의 아성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은 기술개발을 통해 획득한 특허를 무기로 영역을 넓혀 나간다. 오늘날 세계 시장은 특허를 무기로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특허 전쟁, 누가 이길까

강한 특허와 이를 보호할 수 있는 사법시스템이 관건이다. 삼성전자와 애플간 특허 전쟁 이후 우리나라 기업을 겨냥한 특허괴물의 소송이 잇따르면서 특허소송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언론에서는 앞다퉈 국내 연구개발(R&D) 투자 및 투자의 효율성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특허 전쟁의 승패를 결정 짓는 요소는 크게 2가지다. 우수 기술개발을 기반으로 하는 강력한 특허권 창출, 나머지 하나가 특허소송의 전문성 강화다. 흔히 기술과 특허를 동일한 것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우수한 기술이 강력한 특허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술개발 투자와 더불어 특허권 투자가 있어야 강한 특허가 창출된다. 정부와 대기업을 중심으로 '국유 특허가이드라인' 마련, 'IP 센터' 확대 운영 등 특허권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또 다른 하나인 특허소송의 전문성 강화 측면에서는 개선해야 할 것이 산적해 있다.

◇20년째 변리사 공동소송대리 요구

1998년, 우리나라는 일본이나 중국 등 주변국에 비해 훨씬 이른 시점에 특허소송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특허법원을 설립했다. 시작은 빨랐으나 후속 조치가 미흡하다. 특허소송 전문성 강화는 법원의 전문성과 대리인의 전문성, 재판의 효율성 등으로 판단한다. 우리나라는 2016년 특허소송 관할을 특허법원으로 집중하는 등 재판 절차를 개선하고 법원 전문성 강화를 위해 여러 노력을 진행했지만 대리인의 전문성 강화 측면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개선이 없다.

특히 '변호사와 변리사의 공동소송대리' 도입은 대리인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핵심으로 20년 전부터 과학기술계와 산업계에서 제도 도입을 요구하고 있으나 매번 국회 문턱에 막혀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변호사와 변리사의 공동소송대리'는 특허침해소송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경우, 기존 변호사와 함께 추가로 선임한 변리사가 공동으로 소송대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무엇보다 기업이나 연구소 입장에서는 기술개발부터 특허 출원·등록까지 함께 한 변리사가 자사의 기술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기에 소송에서 변리사 조력이 절실하다. 그렇기에 20년간 과학기술계와 산업계에서는 꾸준히 공동소송대리 도입을 요구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열린 국회 산자위 공청회에서 김두규 HP프린팅코리아 법무이사는 “기업이 변리사 공동소송대리를 원하는 이유는 변호사만 대리 가능한 침해소송이 변리사가 대리하는 심결 취소소송에 비해 기간이나 비용이 3배 이상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변리사 소송대리는 글로벌 스탠더드

특허소송에서 변리사에게 소송대리권을 부여하는 것은 세계적 추세다. 산업혁명의 시발지인 영국은 전문가간 경쟁을 활성화시켜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고, 소송비용을 절감하고자 변리사에게 소송대리권을 부여하고 있다. 영국의 '변리사'(Patent Attorney)는 영국변리사회(CIPA)에서 주관하는 '소송인가증'을 획득해 소송대리인으로 활동할 수 있다. 50만파운드 이하 소액사건을 전담하는 기업법원(IPEC)에서는 단독 대리도 가능하다.

앨러스데어 푸어 영국변리사회 회장은 서울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변리사의 전문지식은 일반 변호사와 차이날 수 밖에 없다”며 “변리사를 통한 소송은 해당 분야의 지식을 가진 전문가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특허소송에 유리한 전략을 세우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 역시 2023년 출범을 앞둔 유럽통합특허법원 설립에 맞춰 유럽변리사(EPA) 소송대리권을 인정했다. 유럽통합특허법원 협약(UPC) 제48조에 따라 유럽변리사는 'UPC 연수원' 또는 'EU 내 대학·비영리고등교육기관'에서 최소 120시간 교육 이수 및 시험(서면·구두)에 합격시 '특허소송수행인가증' 획득해 단독으로 유럽통합특허법원에서 소송대리를 할 수 있다.

중국의 경우 중국변리사회의 추천을 통해 전리(특허)분쟁사건에서 변리사가 소송대리인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사법체계가 유사한 일본 역시 2002년 지식재산입국을 목표로 공동소송대리(부기변리사) 제도를 도입했다. 일본은 현재 전체 변리사 중 30%(3455명)가 부기변리사 제도를 통해 소송대리 자격을 취득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특허소송의 평균 심리 기간이 1997년 25개월에서 2020년 14개월로 10개월 이상 줄어드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법률소비자와 국익 측면에서 바라봐야

윤석열 대통령은 “혁신을 수행하지 않으면 교육부가 개혁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질타했다. 낡은 틀에 갇혀 있다면 새로운 것을 보지 못하고, 혁신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경계하는 의미일 것이다. 지난해 11월 열린 국회 산자위 공청회에서 변호사 출신 이소영 의원은 “민사소송법상 소송대리권이 변호사에게만 부여돼 있지만, 금과옥조는 아니다. 헌법상의 원칙도 아니다. 법률소비자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법률로 조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과 이 의원의 말처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민국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시대에 맞지 않는 원칙보다는 법률소비자인 국민과 국가의 이익 측면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 방안을 찾아가길 기대해 본다.

https://www.etnews.com/2022062100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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