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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공부] 특허청·기업 유착 적발…'상표 디자인 업무 100억원 몰아주기'

특허청 전 고위공무원 강모씨와 현직 고위공무원 박모씨가 특정 업체에게 사업권을 주면서 100억원에 가까운 수익을 올리게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퇴직 후 재취업 보장을 위해 직무상 연관 기업에 특혜를 몰아준 사안이다.

5일 감사원 공직비리 기동감찰 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A업체에 특혜를 주기 위해 산하 공공기관 업무시설을 통째로 뜯어 옮기고, 2년 새 20명에 가까운 퇴직 공무원을 이 곳에 취직시켰다. 감사원은 특허청에 박씨에 대한 파면을 요청하고 관련 법·제도 정비를 주문했다.

강씨와 박씨는 상표 및 디자인 조사분석 사업제도를 악용했다. 옛 상표법과 디자인보호법은 출원된 상표와 디자인이 기존 등록된 것과 유사·중복되는지 여부를 가리는 ‘전문 조사업체’를 지정할 수 있게 했다. 특허청 공무원들의 심사 시간을 단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명분에서다. 이 업무를 담당하는 곳은 2014년까지 한국특허정보원 특허정보진흥센터(현 한국특허기술진흥원), 윕스 두 곳 뿐이었다.

감사원에 따르면 강씨는 2014년부터 박씨 등 직원을 동원해 상표와 디자인 조사 경험이 전무한 법률정보 업체 A사를 조사분석 전문업체로 지정하게 했다. 그러면서 특허정보진흥센터 내 전산장비와 보안장비를 통째로 A사로 옮기게 지시했다. 계획의 실행은 박씨가 맡았다. A사는 2015년 2월 전문업체 지정 후 2019년까지 83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2015년부터 2년간 A사로 넘어간 특허청 퇴직 인력은 19명에 달했다.

박씨는 직무 관련 기업과 기관에 자신의 딸에 대한 취업 청탁도 했다. 박씨는 2018년 한국기계연구원 실장으로 근무하던 B씨를 만나 딸이 이 곳 별정직 직원으로 채용되게 부탁했고 이는 성사됐다. B씨는 박씨의 딸이 미국에 오가는 항공권 비용을 대신 지불하기도 했다. B씨는 226차례에 걸쳐 특허 수수료 등 비용을 허위 청구해 67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 2021년 2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찰 보고서에 B씨와 박씨가 업무상 협업 관계라고 적었다.

박씨는 2020년엔 윕스 부사장 C씨에게 “딸이 무료해한다”며 취업 청탁을 했고 이 역시 성공했다. 윕스는 상표 디자인 외에 특허 선행조사도 담당한다. 이 곳 대표이사 등 세 명은 특허, 상표, 디자인 등의 등록·무효·침해 등에 관한 감정 보고서를 불법으로 취급(변호사법 등 위반)한다는 이유로 대한변리사회로부터 고발당해 재판을 받고 있다.

감사원은 박씨를 대전지검에 고발하고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최고 징계인 파면을 특허청에 요청했다. 특허심판원 심판장으로 근무하던 박씨는 최근 직위해제됐다. 다만 사건의 발단이 된 강씨에 대해선 특허청이 따로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 강씨는 특허청 퇴직 후 한국특허정보원 원장을 3년간 지냈다.

특허청은 전문조사기관 지정제를 2020년부터 폐지해 현재는 모든 업체가 등록제로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달 기준 특허기술진흥원과 윕스 등 15개 기관과 업체가 있다. 2019년까지는 특허기술진흥원과 윕스, 나라아이넷, 케이티지 네 곳 뿐이었다. 특허청이 2013~2019년 이들 네 곳에 맡긴 상표 디자인 조사 업무 수의계약 규모는 454억원이었다.

특허청 관계자는 “소속 직원 및 현직 변리사 등과 특수 관계에 있는 사람이 특허, 상표, 디자인 등 조사기관의 대표를 맡지 못하게 하고 조사기관 직원을 공무원으로 의제하는 쪽으로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선행조사 업무 자체도 인공지능(AI)으로 대체하며 관련 인력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310057338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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