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리사, 세무사, 노무사, 관세사, 공인중개사 등 5개 전문자격사 단체들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개혁을 촉구하는 국회 청원에 나섰다. 변호사 자격을 가진 법사위 소속 의원들의 이해충돌 관련 법안 심사 배제와 법사위의 '법 체계·자구 심사' 권한을 폐지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을 요구한 것이다. 5개 단체는 지난 28일 "대한민국은 아무리 훌륭한 법안도 변호사의 이익과 반한다면 법사위에 발목이 잡혀 법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사 자격을 보유한 법사위 위원들이 직역 수호를 위해 전문자격사 관련 제도 개선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토론회에서는 "법사위원 중 변호사 자격을 가진 법조인 비율을 30%로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이런 주장이 나오는 것은 법사위 위원 과반수가 변호사인 데다 법사위가 법 체계·자구 심사 권한을 벗어난 월권 행위를 되풀이하고 있어서다. 법 체계·자구 심사는 그야말로 상임위를 통과한 법률안이 헌법이나 기존 법률과 충돌하지 않는지, 문장·용어 등에 오류가 없는지를 점검하는 절차다. 국회는 2021년 국회법 제86조 제5항을 신설해 타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에 대해 법사위가 법 체계·자구 심사를 벗어난 심사를 할 수 없도록 규정까지 도입했다. 하지만 법사위가 내용까지 심사하기 일쑤이고, 의도적으로 심사를 늦춰 법안이 폐기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변리사의 특허소송 공동대리를 허용하는 변리사법 개정안도 지난해 5월 상임위 통과 후 지난 2월 법사위 제2소위원회에 회부됐지만 계류 중이다.
법사위가 사실상 '상원' 노릇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 지 오래다. 법사위가 국민 편익 증진보다는 직역 보호나 정치적 이유로 권한을 남용하는 '법안의 무덤'이 되도록 내버려둬선 안 된다. 국회도 문제점을 인식해 16대 국회부터 법사위의 법 체계·자구 심사권을 폐지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당리당략에 치우쳐 논의가 진척되지 못했다. 선진국 사례를 봐도 폐지가 옳다. 15만 전문자격사 단체의 법사위 개혁 요구에 대해 국회는 조속히 응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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