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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공부] 특허권 고의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액 증액: 3배에서 5배로 강화

1. 3배 그리고 5배 증액제도 도입

 특허권자가 침해소송에서 승소하여도 손해배상액이 크지 않아서 결과적으로 상처뿐인 승리가 되고, 그러한 결과는 특허권을 우습게 보는 풍조를 조성하게 되고, 미래의 침해를 초대하게 된다는 비판이 비등하였다. 그러한 비판에 대응하여 우리 국회는 2019년 법률 제16208호로 특허법을 개정하여 3배 증액제도를 도입하였다. 2024년 3월까지 그 3배 증액제도가 적용된 확정판결이 단 하나도 나오지 않았고, 그래서 그 3배 증액제도가 어느 정도의 효과, 파장을 가지는지에 대한 분석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회는 그 3배를 5배로 상향하는 특허법 개정안을 2024. 1. 25.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바야흐로 특허사건에 5배 증액제도가 적용되는 것이다. 이 글은 그 제도에 대해 간단히 검토한다. 참고로, 특허권 고의침해에 대해 증액제도를 운영하는 국가로는 영미법 체계를 운영하는 국가들 및 중 국, 우리나라 등의 국가만이 존재하며, 미국은 3배 증액제도를, 중 국은 5배 증액제도를 운영하고 있다.​1) 그래서, 특허사건에 5배 증액제도를 적용하는 국가는 알려진 주요국 중에서는 중 국과 우리나라뿐이다.

2. 증액배수 = 1-5

 특허권에 대한 ‘고의’침해가 인정되면 법원은 특허법 제128조 제2항 내지 5항이 규정하는 방법에 따라 손해액을 산정하고, 그 산정된 손해액에 증액배수를 곱하여 손해배상액을 결정할 수 있다. 5배 증액제도에 따라 그 증액배수는 최저 1, 최고 5 사이에서 책정될 수 있으며, 그 증액배수를 결정함에 있어서 법원은 같은 조 제9항이 규정하는 8가지 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증액배수 1이 책정되는 경우, 고의침해임에도 불구하고 손해액이 증액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산정된 손해액이 10억원인 경우, 증액배수에 따라 최종 손해배상액이 10억원 내지 50억원 사이에서 책정될 수 있으니, 증액배수 결정이 소송에서 매우 중요하게 될 것이다. 향후 증액배수 결정과 관련된 법리에 대한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3. 증액배수 결정과 기업의 규모

 5배 증액제도 도입의 가장 중요한 필요성은 중소기업의 기술, 특허 보호에 있었다고 생각된다. 국회 특허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의안번호 26739호)은 “중소기업 기술보호 수준 실태조사(’17∼’21)”를 근거로 중소기업의 기술이 빈번하게 도용되고, 대기업과의 분쟁이 발생해도 적은 손해배상액으로 인해 손해보전이 어렵다는 점을 근거로 하였다.​2) 그러한 입법취지를 감안하면, 증액배수를 결정함에 있어서 특허법 제128조 제9항 제1호(침해행위를 한 자의 우월적 지위 여부) 및 제7호(침해행위를 한 자의 재산상태)가 중요하게 고려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즉, 침해행위를 한 자가 대기업인 경우에는 법원이 약간이라도 더 높은 증액배수를 책정할 수 있을 것이다.

4. 5배 증액제도의 적용시기

특허권 침해행위를 전체적으로 하나의 행위로 보는 방법과 하루하루의 행위를 별개의 것으로 보는 방법이 존재한다. 형법에서 어떤 범죄행위를 일련의 연결되는 행위로 보아서 포괄일죄(包括一罪, comprehensive crime unit)의 법리를 적용하는 경우와 비교된다.​3)4) 그런데, 우리 특허법은 특허권 침해행위를 날마다 새로 발생하는 별개의 것으로 본다.​5) 미국에서는 이러한 법리를 ‘개별발생의 원칙’(separate accrual rule)이라고 칭한다.​6) 그래서 소멸시효기간 3년이 적용되는 사건에서 소 제기 전 침해행위가 4년간 발생하였다면, 첫 1년동안 발생한 침해행위에 대하여는 손해배상을 받을 수 없고, 나머지 3년동안 발생한 침해행위에 대하여만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3배 증액제도가 적용되는 침해행위는 그 행위가 법 시행 후 ‘최초로’ 발생하는 것에 한정된다. 그러므로, 동일한 침해행위가 2019년 개정법의 시행일 전에 이미 발생하였다면, 그 후에 이어지는 침해행위에 대하여도 3배 증액제도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 측면에서는 침해행위를 하나의 포괄적, 일련의 행위로 보는 것이다. 3배 증액제도가 도입되기 전부터 침해행위가 이미 존재하였던 자에게 3배 증액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가혹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최초로’라는 제한이 더해진 것이다.

 5배 증액제도가 적용되는 시기는 법시행일인 2024년 8월 21일 이후 발생하는 행위부터 적용된다. 이 장면에서는 ‘최초로’라는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시행일 전에 시작하여 시행일 이후까지 계속된 침해행위에 대하여는 시행일 전의 부분에 대하여는 3배 증액제도가 적용될 것이며, 시행일 이후의 부분에 대하여는 5배 증액제도가 적용될 것이다. 이 측면에서는 침해행위를 개별적으로 보는 것이다.

 만약, 3배 증액제도 시행일 전에 침해행위가 시작하여 5배 증액제도 시행일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경우를 가정하면, 5배 증액제도 시행일 전의 부분에 대하여는 증액제도가 아예 적용되지 않을 것이며, 5배 증액제도 시행일 이후의 부분에 대하여만 5배 증액제도가 적용될 것이다.

5. 증액배수 결정을 위한 5점 척도법

 법원이 증액배수를 결정함에 있어서 큰 부담을 느낄 것이 예상된다. 1차로 산정된 손해액이 10억원인 경우, 그것에 증액배수 1을 곱하는 것과 5를 곱하는 것은 큰 차이를 초래하므로, 양 당사자의 다툼도 치열할 것이며, 법원의 부담도 상응하게 커질 것이다. 그 부담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국회의 결단을 따라야 하고, 증액배수를 결정하여야 한다.

 세계적 대기업은 직원들을 평가할 때 얼마나 정밀한 평가방법을 적용할까? 달리 말하면, 세계적 대기업이 직원들을 파면할(fire) 때 얼마나 정밀한 평가방법에 의존할까? 한 직원의 자존심과 생계를 결정짓는 중요한 장면에서도 세계적인 대기업마저 기껏해야 5점 척도법을 사용한다.​7) 우리들 대부분도 그러하다. 인간은 매우 정교한 것 같으나, 영화 평점, 음식 평점 등을 매기는 장면에서 때로는 3점과 4점의 차이도 쉽게 구분하지 못한다. 매우 좋은 영화를 보고, 그 영화에 4점을 주어야 할지 4.5점을 주어야 할지를 한참 고민한 경우는 허다하다. 5점 척도법의 기본은 일단 평범한 것이 3점이라고 보고, 그보다 더 상향 조정할지 또는 더 하향 조정할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허다하게 사용하여 온 그 5점 척도법이 5배 증액배수 결정의 장면에서도 준용될 수 있다.

 법원은 5배 증액제도를 선택한 국회의 입법취지를 살려서, 고의침해가 인정된 사건에서 시작점(starting point)으로서의 증액배수를 ‘3’으로 삼은 후, 그 수치를 높이는 요소 및 낮추는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최종 증액배수를 결정하여야 한다. 만약, 양측에서 주장하는 특별한 내용이 없거나, 양측의 주장이 비등한 정도이면 증액배수는 그대로 3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이렇게 어떤 기준점 또는 시작점을 먼저 설정한 후, 그것을 높이는 요소 및 낮추는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판단방법은 형법에서 형량을 책정하는 경우, 특허법에서 기여도를 책정하는 경우​8) 등에서 흔히 사용된다. 법원은 기준점 3을 벗어나는 증액배수를 결정하는 경우 판결서에 그 이유를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기재하여 상급심 법원의 평가(review)를 받아야 한다.​9)

6. 법원의 태도

 특허법에 증액제도가 도입된 지가 얼마되지 않고 처리된 사건도 거의 없어서, 법원도 그 제도에 익숙하지 않다. 법원은 발전보다는 안정을 더 중요한 가치로 삼아야 하므로 진보적이기 보다는 보수적인 것이 맞다. 그러나, 법원의 보수적 태도로 인하여 증액배수가 적절히 책정되지 않을 것이 우려된다. 법원은 법은 국회가 만드는 것이고 법원은 그 법을 해석, 적용한다는 삼권분립의 정신에 따라 5배 증액제도가 현실적인 영향을 미치게 하여야 한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특허권이 존중되는 사회가 이루어지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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